티스토리 뷰
목차

매달 분배금이 들어온다는 말에 혹해서 커버드콜 ETF를 계좌에 담아봤습니다. 첫 달 분배금이 입금됐을 때는 월급을 하나 더 받는 것 같아서 꽤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기초지수가 제법 올랐는데도 제 수익률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고, 그제야 이 상품이 어떤 구조인지 제대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콜옵션 매도 구조,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커버드콜(Covered Call)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그냥 '배당 많이 주는 ETF'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고배당, 월배당 상품으로 소개되다 보니 그 이면의 구조는 잘 안 보였습니다. 그런데 직접 수익률을 확인하고 나서야 콜옵션 매도라는 메커니즘을 제대로 공부하게 됐습니다.
커버드콜 전략의 핵심은 보유 자산을 그대로 들고 있으면서 동시에 콜옵션(Call Option)을 파는 것입니다. 여기서 콜옵션이란, 특정 가격에 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이 권리를 팔면 즉시 프리미엄(옵션 가격)이라는 현금이 들어오는데, 이게 바로 분배금의 재원이 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자산 가격이 약정된 가격 이상으로 크게 오르면, 권리를 산 상대방이 그 가격에 사 가겠다고 행사합니다. 그러면 제가 실제로 얻을 수 있었던 상승분의 일부를 고스란히 포기하게 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봤더니, 시장이 강하게 오르는 구간에서 이 손실감이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원래 커버드콜 전략은 박스권 횡보장의 산물이었습니다. 주가가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구간에서는 콜옵션 매도로 받는 프리미엄이 쏠쏠한 보너스가 됩니다. 코스피가 2,000선 근방에서 수년간 갇혀 있던 시절, 이 전략이 '중위험 중수익'이라는 포장을 입고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커버드콜 상품도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타겟 커버드콜(Target Covered Call) 상품들이 등장했습니다. 타겟 커버드콜이란 연간 분배율 목표치(3%, 7%, 12% 등)를 미리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콜옵션을 매도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상품명에 목표 분배율 수치를 직접 표기하지 못하게 됐으므로, 투자 전 반드시 투자설명서를 확인해야 합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옵션 매도 비중을 최소화하면서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데일리 옵션 전략도 나오고 있습니다. 만기가 짧을수록 옵션 프리미엄 절댓값은 낮지만, 매일 반복해서 팔 수 있어 누적 수익이 올라갑니다. 옵션 매도 비중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10% 수준으로만 유지하는 상품도 있는데, 이는 기존 커버드콜 상품이 30~100%까지 팔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접근입니다.
- 옵션 매도 비중 높음(30~100%): 분배금 많지만 장기 상승 추종 능력 약화
- 타겟 커버드콜(목표 분배율 설정): 분배율 목표치에 맞게 매도 비중 조절
- 데일리 옵션 방식(매도 비중 약 10%): 미래 수익률 희생 최소화, 단기 반복 매도로 현금 확보
분배율만 보다가 총수익률에서 손해 봤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매달 분배금이 들어오니까 수익이 나고 있다고 착각했던 겁니다. 그런데 분배금을 포함한 총 수익률(Total Return), 즉 분배금 재투자 기준 수익률과 기초지수 수익률을 나란히 놓고 보니 차이가 눈에 띄게 벌어져 있었습니다. 여기서 총수익률이란 분배금과 주가 변동을 모두 합산한 실질 수익률을 말합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ETF의 실질 수익률 비교는 기준가격 변동률이 아닌 총수익지수를 기준으로 해야 정확합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분배금이 빠져나가면 기준가격은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에, 가격 차트만 보면 마치 손실이 난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생깁니다. 제가 처음에 이 부분을 놓쳤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커버드콜 ETF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월 분배율이 아니라 기초지수입니다.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야, 콜옵션을 팔더라도 큰 틀에서 자산이 불어나는 방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S&P500이나 나스닥 100처럼 장기 우상향 이력이 있는 지수를 기초로 한 상품이 그래서 선호됩니다.
두 번째로 볼 것은 옵션 매도 비율입니다. 분배금을 많이 받고 싶다면 매도 비중이 높은 상품을 고르면 됩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현금보다 장기 수익률 추종이 더 중요하다면 매도 비중이 낮은 상품을 선택하는 게 맞습니다. 저는 월급이라는 정기적인 현금 흐름이 있어서 굳이 분배금을 당겨올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커버드콜 ETF보다는 기초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인덱스 ETF를 선호합니다.
마지막으로 운용 보수와 세금도 살펴야 합니다. 분배금은 배당소득세(15.4%)가 원천징수되고,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높은 분배율이 실제 세후 수익률로 이어지려면 이 비용들을 빼고 계산해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커버드콜 ETF가 고배당 상품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세금·보수·기회비용까지 포함한 총비용을 따져보면 생각보다 남는 게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커버드콜 ETF가 원금을 보장하거나 확정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초자산이 하락하면 분배금을 받더라도 원금 손실이 발생하고, 시장이 강하게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같은 기초자산의 일반 ETF에 비해 수익률이 뒤처집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분배금이 입금될 때의 기분과 수익률 비교표를 봤을 때의 기분은 꽤 달랐습니다.
결론
커버드콜 ETF의 분배금은 공짜로 생기는 수익이 아닙니다. 지금 현금을 받는 대신 미래의 상승 수익 일부를 콜옵션 매도를 통해 넘겨주는 구조입니다. 이 점을 모르고 월 분배율만 보고 투자했다가 기초지수가 크게 올랐을 때 수익률 격차를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커버드콜 ETF를 다시 들여다볼 기회가 생긴다면, 저는 분배율 숫자보다 기초지수의 장기 방향성, 옵션 매도 비율, 그리고 분배금을 포함한 총수익률을 먼저 비교할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현금의 크기와 미래 수익에 두는 무게를 스스로 정하고, 그 기준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투자에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구조를 알고 고르는 것과 모르고 고르는 것의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분명히 드러납니다.